지난 2일 오후 질병관리청의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유행성 감기인 ‘파라인플루엔자’기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 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고 지속되고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9월 말 이후부터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전국에서 환자 발생이 보고 되고 있는 파라인플루엔자는 주로 4월에서 8월 사이에 유행하는 소위 ‘여름 감기’로 잘 알려져 있다. 질병청은 “파라인플루엔자 경우 늦봄에 시작해서 늦여름까지 유행하고 10월 이후에는 사라지는 경우가 보통이라, 올해같이 늦가을에 유행하는 경우는 상당히 예외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상원 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는 예방접종이나 치료 약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히며, “현재 검출되고 있는 독감양성률의 대부분이 파라인플루엔자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원 단장은 “독감 예방접종을 꼭 맞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파라인플루엔자와 인플루엔자는 전혀 다른 바이러스지만, 파라인플루엔자가 이례적으로 늦가을에 유행하는 것은 앞으로 인플루엔자도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이미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과 접촉하거나 비말 접촉으로 전파되는 파라인플루엔자는 대부분 약한 발열,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에는 소아에게서 컹컹 짖는 듯한 기침인 급성후두기관지염(crup)이나 세기관지염, 폐렴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생후 6~24개월 된 영유아들이 특히 파라인플루엔자 감염에 취약한데, 실제로 파라인플루엔자 환자 10명 중 9명은 6살 이하 영유아 환자였다. 10월 17~23일 기준 전체 파라인플루엔자 환자 515명 중 6살 이하 환자의 수는 473명으로 전체 환자 수의 91.8%나 되었다. 질병청은 올해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이 평소와는 다르게 늦가을에 나타나는 이유로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 지난해에 파라인플루엔자와 인플루엔자가 모두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면역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더 떨어져 있으며 두 번째,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일상회복(위드코로나)과 함께 방역수칙이 완화되었고 세 번째, 기온이 내려가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를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개인위생 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 두기 등과 같은 조치로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결핵, 수두, 홍역, 성홍열, 급성호흡기감염증 등 호흡기 감염병 발생이 모두 크게 줄었다. 질병청은 “앞으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파라인플루엔자가 어떻게 활동되고 유행할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라고 말하며,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