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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 안 빠지는 이유…원인은 ‘인슐린’이 문제?

남들보다 더 적게 먹고, 더 열심히 운동하는데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몸 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지방을 잘 태우지 못하는 몸으로 변해 있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체지방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을 잘 태우는 몸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지방 저장 호르몬이라 불리는 ‘인슐린(insulin)’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열심히 노력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지방을 잘 태우는 몸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혈당 잡는 호르몬,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 몸에 생기는 일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올라가고, 이를 알아챈 몸은 재빨리 췌장에서 인슐린(insulin)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당질과 지질, 단백질 등 에너지 대사를 총체적으로 조절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생체호르몬이다. 인슐린은 혈당, 그리고 체지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 랑게르한스섬의 β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남은 포도당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인슐린의 도움으로 포도당은 각 세포로 전달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그러고도 남은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glycogen) 형태로 전환해 저장한다. 단, 간에는 약 100g, 근육에는 약 400g의 글리코겐만 저장할 수 있다. 간과 근육에 저장하고도 포도당이 남으면 어떻게 될까. 치솟은 혈당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 몸은 최후의 방법을 모색한다. 바로 ‘지방’이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복부 등의 지방 조직으로 운반시켜 지방으로 축적시킨다. 참고로 이 지방 저장소의 용량은 ‘무제한’이다. 즉, 혈당이 높아질 때마다 우리 몸은 남은 포도당을 체지방으로 차곡차곡 쌓아두고, 그만큼 우리 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혈당이 일정 수치보다 높거나 낮아지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적정 혈당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여러 시스템을 동원해 혈당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다. 이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인슐린이다. 단, 인슐린은 자주 작동하거나 너무 많이 분비되면 우리 몸에 큰 여파를 남긴다. 하나는 방금 설명한 체지방 축적이며, 다른 하나는 인슐린 기능이 고장 나 버리는 ‘인슐린 저항성’이다.

고장난 인슐린의 최후, 인슐린 저항성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할수록, 즉 혈당 스파이크가 많이 일어날수록 인슐린은 더 많이 분비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살이 찌는 것은 물론, 우리 몸은 인슐린의 자극에 둔감해진다. 결국, 전보다 같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포도당은 계속 혈액에 머물러 있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포도당을 전달받지 못한 세포는 배가 고픈 상태가 된다. 이에 뇌는 인슐린이 부족한 것으로 착각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량을 더 늘리기 시작한다. 인슐린이 분비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우리 몸은 지방을 쓰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고, 결국 똑같이 먹어도 다른 사람보다 살이 더 찌고, 열심히 운동해도 살이 잘 안 빠진다. 아울러,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제2형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을 야기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필수인 이유다.인슐린|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슐린 저항성 개선하려면? 인슐린 분비 잠시 중단해야극단적으로 말해 ‘물만 마셔도 살찌는 체질’이라면 몸의 인슐린 저항성 상태가 심각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몸 안에 인슐린이 없는 상태, 즉 혈당이 오르지 않아야 한다. 인슐린이 너무 자주, 그리고 과도하게 분비되면 우리 몸은 인슐린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지만, 인슐린이 한참 동안 분비되지 않다가 분비되면 이를 바로 알아채 바로 반응하게 된다. 자주 보는 사람보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 더 반가운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원리를 잘 활용한 방법이 바로 ‘간헐적 단식’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혈당을 올리지 않으려면 탄수화물만 제한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혈당은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방 등 어떤 음식을 먹어도 조금씩 상승하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따라서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인슐린 분비를 일정 시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실제로 한 달 동안 간헐적 단식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2019년 미국 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digestive disease week)에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아이세 레일라 민디코글루(ayse leyla mindikoglu) 교수팀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라마단 기간인 30일 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15시간 정도 단식을 진행했으며, 연구진은 연구 시작 전후에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비교했다. 그 결과, 단식을 했을 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특정 단백질의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정 기간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 다음에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지 않는 음식을 먹으며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탄수화물과 당 섭취를 되도록 피하고, 식사를 할 때는 채소 등 식이섬유를 먼저 섭취한 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순으로 먹도록 한다. 식사 후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근육을 사용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