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이라도 실온에 방치하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퍼프린젠스) 증식으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의 발생 현황을 보면 최근 5년(’18~’22년)간 총 54건의 식중독 사고로 2,60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봄철인 3~5월에만 20건(37%)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에서도 증식 가능한 퍼프린젠스 식중독. 어떻게 생기는지, 예방법은 무엇인지, 증상은 어떤지 등 퍼프린젠스 식중독에 관해 자세히 알아본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란?퍼프린젠스는 세균성 식중독이다. 이를 유발하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으로, 43~47도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다만, 다른 식중독균과는 달리 충분히 끓인 음식에서도 다시 증식할 수 있다. 75도 이상의 가열 등으로 생육 조건이 나빠지면 열에 강한 아포를 만들어 살아남기 때문이다. 아포(spore)란 고온, 건조 등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일부 세균이 만들어 내는 세포구조로, 세포 내부의 체액을 방출하고 세포벽을 두껍게 만들어 일체의 대사를 중단하고 기다리는 상태를 말한다. 이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아포에서 깨어나 다시 증식하게 된다.
증세는 다른 식중독과 비슷한가?세균성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나타내지만, 원인 물질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의 경우 8~24시간의 비교적 짧은 잠복기를 거쳐 묽은 설사나 복통 등 가벼운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세균성 식중독과 같이 2차 감염의 위험이 없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에 안 걸리려면 어떤 식품을 조심해야 할까?지난해 지역 축제에 다녀온 주민 400여 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했던 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축제 전날 대량으로 조리한 장조림을 실온에서 식힌 뒤 그대로 다음날 제공하여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음식점에서 새벽부터 조리하여 보관해 둔 수백 인분의 닭볶음탕을 점심으로 제공받아 섭취한 공사현장 근로자 90여 명이 식중독에 걸린 사례도 있었다. 이와 같이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쇠고기, 닭고기, 건조식품, 조리된 식품에 의해 보고되는 경우가 많다. 퍼프린젠스균은 산소를 싫어하고 아미노산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식재료를 국물 형태로 대량으로 조리하고 방치할 경우 퍼프린젠스균이 증식하기 적합한 환경이 되어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끓여도 안 죽는 퍼프린젠스균, 예방법이 있을까?퍼프린젠스로 인한 식중독은 음식 조리, 보관 시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급식소나 대형 음식점 등에서는 조리식품의 보관방법과 온도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퍼프린젠스 식중독 예방 요령이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예방 요령1. 조리 시 육류 등은 중심온도 75도 1분 이상 완전히 조리2. 조리음식 냉각 시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채운 싱크대에 올려놓고 산소가 골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저어서 냉각3. 보관 시 가급적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눠 담고, 따뜻하게 먹는 음식은 60도 이상, 차갑게 먹는 음식은 5도 이하에서 보관 (뜨거운 음식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냉장고 내부 온도가 상승하여 보관 중인 음식도 상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혀서 보관)4. 섭취 시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한 2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보관 음식 섭취 시 독소가 파괴되도록 75도 이상으로 재가열식약처는 “앞으로도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일상생활에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홍보하여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