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을 봐도 완전히 체외로 배출되지 않은 숙변이 몸속에 쌓이면 독소를 내뿜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독소가 신진대사를 저하시켜 비만과 복부 팽만, 피부 트러블, 만성피로, 동맥경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디톡스'라고 불리는 '장청소'다. 장청소를 하면 숙변이 제거되며 몸 안의 독소가 없어져 소화기능과 피부가 좋아지고, 비만까지 개선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우선, 숙변이란 단어는 의학적인 용어가 아니다. 대변은 대장벽에 오래 들러붙어있을 수 없을뿐더러, 평소보다 변이 대장에 오래 머무른다 해도 이는 숙변이 아닌 변비다. 숙변의 존재를 주장하는 이들은 단식을 하더라도 변이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식사하지 않아도 대변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장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피세포와 대장의 미생물 사체가 여러 소화액과 섞여 덩어리로 뭉쳐서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체내 남아있는 변이 우리 몸에 독성으로 작용해 여러 병을 일으킨다는 이론은 19세기에 크게 유행했지만, 현재는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 숙변이 복부 비만과 피부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 단백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물질은 간과 콩팥 등을 통해 충분히 몸 밖으로 배설되므로,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단식하거나 장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비만한 사람은 기능성 위장장애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변비 등의 증상이 많다는 보고가 있다.한편, 장세척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관장을 무리하게 하거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을 먹으면, 장내 정상적으로 존재하면서 우리 몸에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유익균의 균형이 깨져서 오히려 병원성 세균이 증식할 위험이 있다. 또, 정상적인 장 운동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장청소 후에 몸이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은 몸속 수분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수분이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어들 뿐이지 체내 지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몸속 오래된 변을 제거한다고 해서 비만과 복부비만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