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감기라고 부르는 ‘급성상기도감염’은 가장 흔한 감염병으로, 대부분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몸에 이로운 세균까지 죽여 몸의 저항력이 약해질 수 있고, 항생제 내성이 생겨 정작 치료가 절실할 때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줄어들 수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2022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는데, 감기 항생제 처방률이 지속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꾸준히 감소, 영유아 처방이 가장 많아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약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적정 사용을 도모하기 위해 2022년에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시행했다. 전체 의료기관 및 보건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외래 원외 처방전 및 원내 처방 청구자료를 통해 항생제 처방률과 주사제 처방률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1년 35.14%→2022년 32.36%,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1년 56.95%→54.06%, 주사제 처방률은 2021년 12.08%→2022년 10.77%로 모두 감소했다. 특히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2002년 73.33%에 비해 40.97% 감소하며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4.79%로 가장 낮고, 종합병원 23.77%, 병원 37.67%, 의원 32.10%였으며, 전년 대비 병원급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41.31%로 가장 높았고, 소아·청소년 32.59%, 성인 30.22%이며, 노인이 21.96%로 가장 낮았다. 안유미 평가실장은 “이번 평가 결과, 항생제 처방률과 주사제 처방률이 감소했고, 특히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던 병원급 의료기관의 감기 항생제 처방률이 크게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항생제는 감기약 아냐, 내성 줄이는 방법은?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해 만든 물질로, 다른 미생물의 성장이나 생명을 막는 것을 총칭한다. 2012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송영구 교수의 ‘항생제 개발의 역사 및 현황’ 논문에서는 “항생 물질의 발견 및 항생제 개발은 현대의학을 발전시켰으나, 항생제 사용 시작부터 ‘항생제 내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라고 설명한다. 항생제 내성은 우리 몸속 세균들이 항생제에 대항하는 방법을 만들어 항생제가 무용지물이 되도록 만든다. 살아남은 내성균은 증식하게 되고, 일부 내성균은 다른 균에 내성유전자를 전달하기도 한다. 병원성 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심하면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항생제 오남용의 영향으로, 두 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항생제 다제 내성균 ‘슈퍼 박테리아’가 등장하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는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항생제 오남용’을 꼽는다. 따라서 항생제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받도록 하고, 처방받은 항생제는 올바른 방법으로 복용해야 한다. 특히 항생제를 처방받았다가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해서 사용을 중지하면 오히려 내성균이 생겨서 나중에는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감염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투약 기간을 지켜야 한다. 다음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소개하는 항생제의 올바른 복용 방법이다.
-약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기-감기에는 항생제 먹지 않기-남겨둔 항생제는 임의로 먹지 않기-과다 복용하지 않기-의사가 처방한 기간은 꼭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