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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두 번째로 발생한 '고양이 집단 폐사'...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원인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 38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당국 조사 결과 폐사한 고양이 중 2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최근 서울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들이 집단 폐사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보호소에서 지내던 40마리의 고양이 중 3마리가 먼저 고열과 식욕 부진 증상을 보이다 폐사했으며, 이후 1~2일 간격으로 35마리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잇달아 폐사했다. 38마리 중 2마리는 폐사 전 호흡기 증상을 보여 한 민간 동물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동물 병원에서 채취한 검체를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고양이 사체는 대부분 소각되어 추가 검사는 어렵지만, 고양이들끼리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폐사한 다른 고양이들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감염 경로는 고양이들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새를 먹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양이들 사이에서 서로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바이러스가 기존의 바이러스와 다르게 포유류 전파에 용이하도록 변이된 바이러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에 있다. 당국은 의심 사례 신고를 받고 질병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내용을 알렸으며, 서울시는 해당 동물보호소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검역본부는 역학 조사 등 방역조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질병관리청에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동물보호소 직원 등 밀접접촉자에 대해서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증상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고양이를 통한 인체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며, “다만 야생조류의 사체나 분변과 접촉하지 말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감염된 조류의 사체나 분변을 만지고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졌을 때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 폴란드에서도 고양이 29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해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있었다. 국내 사례는 폴란드 사례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