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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잎채소 먹어야 하는 이유"...한국인 2만명 12년 추적해보니

엽산이 풍부한 쑥갓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체내 엽산 농도가 낮고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으면, 질병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이 12년간 쌓인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자료를 활용해,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남녀 2만 1,000여 명을 연구 대상자로 설정하고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는 영양·식사요법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에 지난달 게재됐다. 엽산은 비타민 b9로, 세포 분열과 적혈구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세포 분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유아기와 임신기, 수유기에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비타민으로 유명하다. 호모시스테인은 황을 함유하는 아미노산으로, 고단백질 음식을 섭취할 때 생성된다. 그런데 엽산을 포함한 비타민 b군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증가한다.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으면 동맥이 손상되고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심혈관계 질환과 사망 위험의 예측인자로 여겨지는 이유다.이처럼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사망 위험의 관련성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엽산 농도와 사망 위험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는 제한적이며 결과가 일관적이지 않았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진은 한국인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혈중 엽산과 호모시스테인 농도 그리고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그 결과, 엽산 농도가 낮은 남성은 전체 사망과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높았다. 엽산 결핍이며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인 남성은 두 지표 모두 정상 범위인 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2.1배,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1.4배 높았다.엽산 농도가 낮으면서 호모시스테인이 높은 여성은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높았으나, 엽산 농도만 낮은 경우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또, 동일 열량 섭취 시, 남성의 엽산 섭취량이 여성보다 낮았다. 엽산 결핍 비율은 남성이 17%, 여성은 5%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중 엽산 농도가 10nmol/l(나노몰퍼리터) 미만일 때 결핍으로 본다. 이 정도로 엽산이 부족하면 호모시스테인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고호모시스테인혈증인 비율은 남성이 21%, 여성은 6%였다.연구진은 "남성에게서 엽산 농도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었다"며 "엽산이 약 20nmol/l일 때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이 관찰돼 적정 엽산 섭취량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암,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엽산과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엽산은 쑥갓, 시금치, 깻잎, 부추 등 잎이 푸른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 버섯, 딸기, 오렌지, 귤, 바나나, 키위, 토마토, 아보카도, 달걀, 메추리알, 참치 등에도 풍부하다. 하지만 수용성 비타민이라 조리하거나 가열할 때 파괴되기 쉽다. 엽산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과일과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익혀 먹어야 한다면 살짝 찌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